제목: 대장장이 이야기
이름: * http://www.metalman.co.kr


등록일: 2012-01-20 23:31
조회수: 3550 / 추천수: 521


쇠를 달구는 방법을 배우고, 그 달궈진 쇠를 쥐고, 망치질하거나 힘을 주어

늘리고, 펼치고, 비틀고, 휘고,,,, 어떤 기능이 포함된 형태의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일.

연필로 거칠게 그려놓은 내 드로잉에 맞춰 쇠를 맞추어 나가는 일.

참으로 예사롭지 않게 느껴졌던 그 일을 하고 있다.

내가 그리스 로마신화에 심취했던 나이가 35년 전이던가

올림푸스의  12주신(主神)중에 기억하는 헤파이스토스.

대장장이의 신, 불과 공예의 신...

수많은 림프들 위에 또 많은 신들이 있었고, 그 위에 가장 중요한 12신들.

하늘의 신 제우스,

제우스의 아내이며 질투의 여신 헤라,

그 아들 태양의 신 아폴로,

전쟁과 영웅들의 여신 아테나,

미의 여신 아프로티테,

바다의 신 포세이돈 등등...

멋드러지고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열두명의 신들 중에서

그 중에 추남에 절름발이로 그려진 헤파이스토스의 후예가 되어있었다.

유럽에서 가장 널리 보급되어 읽혀지고 있는 대장장이 전문잡지의 이름이 헤파이스토스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

대장장이들은 헤파이스토스가 추남에 절름발이였지만, 가장 아름다운 미의 여신 아프로티테를

소유했던 남편이었음에 대장장이로서 나름 자부심을 갖기도 한다.

하지만, 그리스 로마신화에 그려진 절름발이 추남의 대장장이 헤파이스토스의 후예로서는

왠지 억울한 느낌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헤파이스토스가 수많은 림프들의 위에 있는 많은 신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12명의 신중에 하나였다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스 로마시대에 헤파이스토스를 섬기며, 헤파이스토스를 따르던 대장장이들은

어떤 사람들이었을까.

금속장인들은 그 재료에 따른 기술이 달라지고, 작업의 내용은 확연히 달라진다.

금 은 동 그리고 철을 다루는 금속장인들 중에서 대장장이는 당연히 쇠를 다루는 장인이다.

그럼 대장장이의 탄생은 언제였을까. 당연히 철기시대가 시작되는 시점일 것이다.



기원전 1500년경 힛타이트는 최초로 불을 이용하여 광물을 녹이고,

그 안에서 쇠를 뽑아내고, 다시 쇠를 달구어 망치로 두드리고 두드려 단련하여

쓸모있는 강도의 쇠를 만드는 방법을 찾아냈다.

그리고 이를 이용하여 무기와 용구 등을  만들어 강대국으로 성장하였고,

인류의 역사 위에 철기문명을 발생시켰다.

인류사에 대장장이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철 제련(製鍊)기술 - 광석에서 열을 가하여 철을 녹여 철을 추출하고,

                            이를 달구어 망치로 단련하여 온전한 철재료 또는 용구를 만드는 기술


철기문명의 탄생은 대장장이의 탄생이기도 하다.

광석을 녹일 수 있는 강한 불을 만드는 일과 쇠를 녹여내고, 달구어 단련하여

철제무기와 용구를 만들어내는 대장장이기술은 당시 왕조의 권력과 군사력을 형성하는

최고의 핵심기술이었며, 국가의 생산성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최고의 기간산업이었다.


고대의 전쟁터에서

공격과 그 방어동작으로 당연히 이루어지는 청동검과 철검의 첫 칼부딪힘의 순간에

전쟁의 승패는 이미 결정되고 말았을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힛타이트왕조는 철제련기술의 외부유출을 막기위해 철기생산제작과정을 철저히

비밀스럽게 보호해야만 했다.

그로인해 불 다루기와 제련기술은 종교사원에서 비밀을 서약한 사제들에게만

불 만들기와 철 생산, 그리고 철을 이용한 무기와 용구 만들기가 맡겨졌다.  

이러한 불을 다루는 대장장이 작업은 사제들의 비밀스럽고 신비한 주술행위였으며,

신비와 비밀의 자체였다.

이렇듯 인류에 처음 나타난 최초의 대장장이는 신성한 불의 사제로서 등장하였다.



기원전 1200년경 힛타이트의 멸망으로

신비한 베일에 가려졌던 철 제련기술이 이집트와 그리스, 메소포타미아, 중국과 인도 등지로

전파되는 계기가 되었고, 이로써 인류에 본격적인 철기문명이 펼쳐지게 되었다.

멸망한 힛타이트로부터 철 제련기술을 전수받은 이들 국가들에서도

불 다루기와 쇠를 만들고 다루는 대장장이 기술은 왕권에 의해 철저히 보호되어야만 했다.

그래서 다시 사원에서 비밀을 유지하는 사제들에 의해 비밀스럽게 대장장이 작업이 진행되었다.


이렇듯 사원에서 비밀스런 사제들에 의해 이루어진 불 다루기와 대장장이작업의 비밀스런 생산은

여전히 신성시되었으며, 경건한 종교의례로써의 육체노동과 결합된

비밀스런 의식을 진행하는 영원한 불의 사제였던 것이다.

고대의 대장장이는 주술행위의 사제와 동일한 것이었으며, 자체로 연금술사였다.  

사원에서 사제에 의한 불 다루기와 쇠를 다루는 작업의 비밀은 신성함과 결합되어

연금술로 진화하게 되며, 그로인해 대장장이와 연금술사는 그 뿌리를 같이 한다.


고대사회에서 대장장이에 대한 사회적 배경과 중요성을 통해 대장장이 헤파이스토스가

올림푸스의 12신에 자리하는 당연한 존재감을 가늠해볼 수 있다.  


즉 기원전 1500년경 철기시대의 시작과 함께

대장장이는 사원의 신성한 사제였고, 비밀스런 마법을 가진 연금술사의 존재로서

발생되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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