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철과의 인연...
이름: * http://www.metalman.co.kr


등록일: 2004-06-21 20:35
조회수: 5440 / 추천수: 1222


나의 작업에 철이란 그 흔하디 흔한 재료가 나타나게 된 것은
아마도 대학졸업후 만 3년이 지난 1996년 정도 즘이었다.
당시 주된 작업은 동을 이용한 소품과
황동파이프를 이용한 착색된 금속가구가 주된 작업의 내용이었다.


당시 동과 그 합금재료를 가지고 작업하면서,
간혹 동 합금의 금속들에 대해서
작업성에 관한 장점과 아울러
재료적인 회의를 느끼곤 하였다.

당시 지금과 마찬가지로 일년에 몇차례의 전시회 출품 기회를 가지고 있었고,
경제적인 목적에 의한 주문작업으로 지친 공예가에게
전시회의 준비와 출품은 무척 설레이는 여행과 같은 소중한 것이었다.
그러나 젊고 가난한 공예가에게 재료비가 회수되지 않을 전시회에 대한
동과 동합금 금속재료의 사용은 상당한 부담이었다.
한 점의 출품을 위해서 한달 또는 두달치의 작업실 월세에 버금가는 비용.
ㅎㅎㅎ
지금 생각해보면, 여행치고는 꽤나 맵고 고달픈 여행이었지 싶다.
아직도 그와 비슷한 여행을 계속하고 있긴 하지만...
암튼 철과 나의 만남은
이렇듯 젊은 공예가의 가난한 형편이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그리고
동과 동합금은 여러모로 금속공예가에게 있어서
상당히 매력적인 금속이다.
그 작업의 용이성. 형태표현에 있어서 무한한의 가능성을
공예가의 손에 쥐어준다.
시간과 작업량에서 어느정도 자유로울 수 있을 정도로...
순순히 공예가에게 복종하는 것처럼 보여진다.
그러나

크기로 인해 부담스럽던 산처리.
나중엔 산처리 대신에 그라인더 연마로 벗겨내는 과정을 선택했었지만,
그 간지럽던 동 가루에서의 알러지를 비할 수 없었다.
그리고 녹청착색을 위한 암모니아 ...그 고통,
착색후 손질에서의 불가피한 녹청가루의 흡입...
이 녹청의 흡입은 치명적인 독성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내겐 무엇보다고 역겨운 구토증을 유발한다.
이러한 것들은
나의 불질과 망치질에 대한
그들의 복수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서 찾게 된 것이 철이었다.
너무나도 저렴했다.
저렴한 가격으로 맘껏 덩치 큰 작품들을
만들어 낼 수 있게되었다.
동합금으로 거의 불가능하게 생각되었던 덩치 큰 판작업도...
나는 어렵지 않게 작업해낼 수 있었다.

또한 재료에서 오는 특별한 재화적 가치(?)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좀 자유로와질 수 있었다.
철은 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 해결방법이 없을듯하다.
사용자에게 맡겨야만 한다. 공예가도 사용자도 순응해야할듯...그러면서
영원히 남겨질 작품...따위의 강박관념도 벗어버렸다.
인간과 마찬가지로 적당한 수명만큼의 미덕을 찾았다.

그리고 철은 말을 드럽게도 안듣는다.
나는 동에서처럼 철을 이기려하지 않는다.
철판이 몸을 비틀며 싫어하거나, 고통스러워하지 않을 정도로
잘 꼬셔서(?) 작업을 하게된다.

나는 철판을 굴복시키지 않을 것이다.
나는 철판의 몸을 빌어서
적당한 나의 궁색한 언어들을  담는 것 말고는...

그리고 이러한
철과의 여행을 보다 더 멀리 계속하고자 한다.
내게 변덕이 생겨
나의 언어들이 바뀌어질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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