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051231 pm09:04
이름: * http://www.metalman.co.kr


등록일: 2006-01-02 06:37
조회수: 6085 / 추천수: 1255


P1080533_copy.jpg (142.6 KB)

2005년의 마지막 밤이다.
베네치아 산타 루치아 역 2등석 침대칸 13시간의 부다페스트행 여정.
갑자기 나는 계획에 없던 부다페스트를 선택했다.
이유는 모르고, 단지 이름에서 느껴진 동화같은 상상에 기인했는지 모른다.
13시간을 달려 도착할 부다페스트는 내게 어떤 도시일지 나는 모른다.
내일 오전 10시 35분 도착 예정, 그러나 차장은
부다페스트의 폭설로 몇시간이나 연착되어질지 모르겠다고 한다.
13시간의 거리는 그만큼 다른 무엇을 만나게 될 것 같은 예감이다.
무뚝뚝하게 생긴 헝가리안 차장은 배개와 담요를 가져다주고, 물 한병과 컵 한개.
영어를 거의 못하는 차장은 충분히 알아들을. 아니 알아볼 만큼의 바디랭귀지를 보여준다.
짐을 내려놓고, 플랫홈에 내려서서
13시간의 흡연욕구를 한번에 채울듯 담배연기를 들이 마신다.
나는 13시간동안 담배를 참아야한다. 정말 내가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차장이 그러한 나를 발견하고, 손짓으로 나를 부른다.
차장이 내게 말한다. 단호하게 두 손을 수차례저으며,
" this train smoking noproblem! noproblem~!"
헝가리안 차장의 손가락 사이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담배를 발견한다.
여기에 내 최선의 대답은 " i love hungary ~!"
이 열차는 이탈리안라인이 아니고, 헝가리안라인인 것...

잠시후 기차는 출발했고, 복도는 소란스럽다.
내방에 나랑 단둘이 배정받은 촬리 쉰 닮은 이탈리아노 차장과 언성을 높여 뭔가 다투고 있다.
영 시끄러운게 거슬린다.
나는 잠시 글을 접고, 복도에 나선다. 그를 진정 시킨다.
딴 거 없다. 검지손가락을 세워 가만히 내 입술 앞에 세우면 된다.
내가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이탈리아노는 이렇듯 꼭 말썽이다.
앞으로 내가 없이 이탈리아가 어찌 돌아갈지 걱정이다.
놈의 주장은 딴 거 없다.
오늘같이 좋은 날. 샴페인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복도에 승객들이 나와 서성거리며 서있다.
그들도 나처럼 무엇인가에 설레이는 모양이다.

잠시후 happy new year~! 인사와 함께
복도에서는 샴페인이 터지고,
빵을 준비해와 나눠주는 할머니.
샴페인병을 들고다니며 모두에게 잔을 채워주는 중년의 여인.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사람들에게 포즈를 취하라는 학생들.
카메라에 포즈를 취하는 승객들... 악수를 하고 포옹을 해댄다.
그리고 밤늦도록 복도에는 이야기 소리가 이어졌다.
나도 복도에서 멕시칸 젊은이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다.
내게도 즐거운 밤이었고, 잊혀지지 않는 밤이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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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아
기차 안에 있던 사람들과의 파티였네요~ㅎㅎ
클럽분들이 다들 궁금해하셨었다죠?ㅋㅋ
2006-01-06
10: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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