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EMIL GILELS edition
이름: * http://www.metalman.co.kr


등록일: 2009-06-24 07:48
조회수: 5546 / 추천수: 2128


41JG3V5EZDL.jpg (27.9 KB)

쇼팽을 좋아해서,
마우리찌오 폴리니가 긴 침묵을 깨고 나와 녹음했던,
쇼팽의 전주곡과 폴로네이즈, 연습곡들에 흠뻑 빠졌다.
그 손가락의 섬세함은
손가락 마디가 8개 있는 외계의 수학자처럼 건반을 완벽하게 다루며,
만들어내는 섬세하고 완벽하게 아름다운 소리였다.
한동안 나는 폴리니에 흠뻑 행복해했다.
지금도 생각만해도 행복해진다.

그리고 루빈스타인의 1965년
그 녹턴은 피아노소리라기 보다 더 강렬한 건반의 건드림을 들려주었다.
루빈스타인이 들려주는 것은 쇼팽의 녹턴이 담겨진 소리가 아닌
쇼팽의 녹턴으로 건반을 건드려대는 손가락 끝의 광대하고 섬세한 촉감을 들려주었다.
루빈스타인은 녹턴으로 기어이 나를 쓰러뜨리고 말았다.
나는 며칠이고,
하늘에서  와르르 쏟아지는 유리별들을 누워 바라봐야만 했다.
루빈스타인의 녹턴은 굉장히 잔인했다.


그렇게 실컷 몸살을 앓다가 간신히 추스려 일어나
지금 에밀 길렐스를 찾아내어 만났다.

1.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08번 C단조 op. 13 "비창" [1] I. Grave 8:29
2.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08번 C단조 op. 13 "비창" [2] II. Adagio cantabile 5:44
3.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08번 C단조 op. 13 "비창" [3] III. Rondo. Allegro 4:53
4.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4번 C sharp단조 op. 27-2 "월광" [1] I. Adagio sostenuto  7:10
5.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4번 C sharp단조 op. 27-2 "월광" [5] II. Allegretto 2:39
6.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4번 C sharp단조 op. 27-2 "월광" [6] III. Presto agitato   6:54
7.  슈베르트: 4개의 즉흥곡 D. 935 op. 142 No. 1 in F minor 10:00
8.  라벨: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전곡 6:25
9.  라벨: 물의 유희 전곡 5:30
10. 메트너: 잊혀진 멜로디 op. 38 No. 1 Sonata-reminiscenza in A minor op. 38-1   13:21
11. 쇼팽: 3개의 새로운 연습곡 op. posth. [11] No. 3 in A flat major 1:57
12. 쇼팽: 연습곡 op. 25 [12] Etude in F minor op. 25-2 1:23
13. 프로코피예프: "3개의 오렌지에의 사랑" 중에서 op. 33 [1] 트랙 1-2 3:06
14. 프로코피예프: "3개의 오렌지에의 사랑" 중에서 op. 33 [1] 트랙 1-2 3:06

이 앨범에서 쇼팽의 연습곡보다 앞서
베토벤의 소나타들에서 충분히 길렐스의 감정을 만날 수 있었다.
우리가 베토벤의 감성에 대해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면,
그 선입견에 가장 부합되는 감정으로 비창과 월광을 쳐대는 연주일 것이다.
피아노에 내질러대는 열정은 부서질듯한 늙은 피아노에 잘 도드라지고 있다.
지금 슈베르트의 4개의 즉흥곡이 연주되고 있다.
길렐스.
그는 건반을 감정으로 쳐댄다.
외모처럼 까칠하고, 신경질적인지도 모른다.
분노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그는 건반에 쏟아낸다는 느낌을 준다.

베토벤을 연주함에 있어서
베토벤을 인간으로 연주하는 연주자와
베토벤을 신으로 연주하는 연주자가 있다.
길렐스는 분명. 베토벤을 인간으로 연주한다.

폴리니와 루빈스타인과 길렐스는
내게 가장 이상적인 순서로 다가온 피아니스트라고 믿어진다.
그러한 순서로 만나게 된 것이 행운일지도 모른다.

또한 내게 평잔한 감탄을 주었고,
여전히 내가 사는 세상과 다른 곳에서 취한듯 평균율을 연주하고 있을 글렌 굴드는...
이들과 구분되어지는  별개의 세상을 떠도는 로맨티스트 방랑자같은 피아니스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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