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마르뜨언덕 아래의 묘원.
차가운 석조물들이
세월의 때를 입고,
시린 이끼를 덥고,
누운,
세상과 다른 시간이 고여
멈추어진 묘원에,
선명한 금장의 이름들이,
희미해진 이름들이,
지워진 이름들이
수족없는 의지(意志)처럼
공허한.
하늘과 구름과
그리고 세상의 시간에 차단되어
녹슬어 바스러진 철문처럼.
이름들이 잊혀지고 있는 곳.
살았던 아픔들처럼
아직 사연 남았을 것도 같은데,
그 사연들은
식어지고, 잊혀지고,
아무런 의문없이, 그렇게
묘원을 나도는 고양이들의 일과보다도
허망해졌을 사연들은
다시 캐어내지 못할
화석이 되어
묘원에 잠들어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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