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짐승 #060623
이름: * http://www.metalman.co.kr


등록일: 2006-06-23 15:39
조회수: 5968 / 추천수: 1135


DSCN0024.JPG (32.2 KB)

사막 위에서

상처를 입은채,
뱃가죽을 드러내고
누운
한마리
짐승을 보았다.

무엇도 삼켜내지 못할
목구멍엔
모래바람이
개미떼처럼 드나들고,

감지(感知)를 상실한
동공 위엔
햇살이
불길한 예감처럼,

말라 비틀어진
짐승의 몸퉁이는
모래 속에
부서져 가는데,

명치 속에
아프게 담아둔
그리움이
모래처럼
부서져 가는데,

하얀 햇살만
꿈잃은 짐승을
내려다 보고,

쓰러져
드러 누워진 짐승의
감지를 잃은
동공위에,

부서져 뿌려지는
하얀 햇살에
사소한
아픔이라도 있었는지.

여전히
부서져가는
짐승의
몸퉁이를 내려다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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