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어지럼증#0406
이름: * http://www.metalman.co.kr


등록일: 2004-06-17 18:32
조회수: 4351 / 추천수: 1012


DSCN0024.JPG (32.2 KB)

토요일 오후엔
모두들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남자는 또
작은 창이 달린
자신의 섬에
남겨진다.

오후 텅빈 주차장에
휑한 햇살이
바람에 실려와 앉는다.

그 햇살 위에
비둘기 한 마리가
대롱 매달려 졸고 앉았다.

너무 작은
내가  
너무 커지고 싶어서일까.
어지럼증을 앓고,

콘크리트 벽에
구름처럼
아카시아 그늘이 졸고 있다.

아카시아 밑둥엔
햇볕이
등을 기댄다.

세상은
실컷 졸고 있다.

너무 작은
내가  
너무 커지고 싶어서일까.
어지럼증을 앓고,

남자는
긴장을 잃고서,

하늘빛 좋은
오후에서 왠지
달짝한 소주냄새를 맡는다.

나비처럼 날개짓하며
떨어지는 나뭇잎 하나가
잠시 그를 속인다.

납덩이같은 오후는
기타 연주자의 묵직해진
손놀림을 따라
졸고 있다.

너무 작은
내가  
너무 커지고 싶어서일까.
어지럼증을 앓고,

그래도
그래도
사라져버린
그 세상이 너무 부러웠나.



by metalman 2004. 6월


-recommend     -list  
no subject date hit
N  metalman의 원고지입니다. 2011-03-31 2963
25  20170525의 메모를 주어서 2017-05-02 650
24  20170421pm0930 - 소쩍 울음 2017-04-24 648
23  #20170127 2017-01-27 650
22  편두통 - 20110908 2011-09-08 2996
21  서른아홉#050313 2011-03-31 3456
20  때가 되면#040615-  1 2011-03-31 3747
19   #060205- 2011-03-31 3105
18  안국역에 너를 내려주고- 2011-03-31 2948
17  #041119am0145- 2011-03-31 2872
16  두개의 폐 사이 2009-11-19 3841
15  드러눕고 싶어지다 2009-11-30 3636
14  여행자 2010-08-23 3244
13  #041007am1217 2004-10-07 4955
12  제목없는 새벽 2006-11-30 4803
11  그리고 기억의 벌레들 2006-11-22 4619
10  골목 #061014 2006-10-14 5100
9  등 뒤에 남겨지면서 2006-06-29 4935
8  짐승 #060623 2006-06-23 5494
7  #060126 2006-03-11 8334
6  봄날들은 너무 무겁다. 2005-10-09 5131
5  어느 아침 #0111 2005-06-16 5186
4  통하지 않는 2005-04-06 5241
3  골목#0406 2005-02-24 5020
 어지럼증#0406  17 2004-06-17 4351
1  창문#040422pm0514 2004-04-22 4103
-list  
1 
Copyright 1999-2022 Zeroboard / skin by DQ'Sty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