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때가 되면#040615-
이름: * http://www.metalman.co.kr


등록일: 2011-03-31 23:14
조회수: 3453 / 추천수: 536


    






5월 비가 내린날.
하루종일
빗속에서 동네는
선명한 기억처럼
수면에 떠올라있다.

누군가가
누군가를 떠나기에
적당한 풍경.

누군가가
떠날 채비를 하고 있는 것인지.

그래도, 그래도
전하지 못한 심정이 있었다면,
또한 지키지 못할 약속이라도
남겨두고 싶어도 할  것이다.

그렇게 누군가가 떠나면,
남겨진 누군가는
화석조차 남기지 못할
이끼가 되어,
그늘 진 깊은 곳에서
연명해내던
제 생명을
태워 죽이고,

그렇게 누군가 떠나면,
남겨진 누군가는
채워내지 못한 이유들로
비릿한 통증을 앓다가,
하얗게 매마른 시신을 벗어두고
또한 떠날 채비를 할 것이다.

다시 비가 멈추고,
다시 땅이 마르면,
마을에
뽀얀 시간이
다시 채워지면,

떠난 누군가도,
남겨진 누군가도,
기억도 남기지 못할
바람이 되어
없을 것이다.


-recommend     -list  
no subject date hit
N  metalman의 원고지입니다. 2011-03-31 2673
25  20170525의 메모를 주어서 2017-05-02 347
24  20170421pm0930 - 소쩍 울음 2017-04-24 345
23  #20170127 2017-01-27 360
22  편두통 - 20110908 2011-09-08 2691
21  서른아홉#050313 2011-03-31 3150
 때가 되면#040615-  1 2011-03-31 3453
19   #060205- 2011-03-31 2813
18  안국역에 너를 내려주고- 2011-03-31 2642
17  #041119am0145- 2011-03-31 2579
16  두개의 폐 사이 2009-11-19 3541
15  드러눕고 싶어지다 2009-11-30 3321
14  여행자 2010-08-23 2949
13  #041007am1217 2004-10-07 4643
12  제목없는 새벽 2006-11-30 4492
11  그리고 기억의 벌레들 2006-11-22 4310
10  골목 #061014 2006-10-14 4793
9  등 뒤에 남겨지면서 2006-06-29 4623
8  짐승 #060623 2006-06-23 5178
7  #060126 2006-03-11 8030
6  봄날들은 너무 무겁다. 2005-10-09 4817
5  어느 아침 #0111 2005-06-16 4874
4  통하지 않는 2005-04-06 4943
3  골목#0406 2005-02-24 4783
2  어지럼증#0406  17 2004-06-17 4098
1  창문#040422pm0514 2004-04-22 3838
-list  
1 
Copyright 1999-2021 Zeroboard / skin by DQ'Sty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