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lf-portrait.
48 X 41cm. oil color. 2020.
많은 아티스트들의 자화상들을 기억하고 있다.
그들은 왜 자신의 얼굴과 모습에 관심을 놓지 못했었을까.
처음 캔버스를 세워두고, 무엇을 그려볼까 고민에
내게 가장 가깝고, 내게 가장 의미있는 대상을 생각해 보다가
어렵지 않게 내가 50년 넘도록 둘러쓰고 있는 내 얼굴이
궁금해졌다.
그렇게 그림의 첫 대상은 <나>로 부터 시작되었다.
낡은 내 얼굴을 이토록 오래도록 들여다 보는 일은
평생의 처음이기도 했다.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 보며, 캔버스에 옮기는 일은
내 지난 삶 속에 가득 숨겨졌던 기억의 파편들을 파내는
과정이 되었다.
낡고 일그러진 얼굴의 구석구석에서
작은 주름골 하나하나가
내가 채워놓은 삶의 순간들과 연결되어지곤 했다.
얼굴을 들여다 보며,
때로는 왠지 모를 두려움에 왜곡된 붓질을 가하기도 했었고,
때로는 삶이 부끄러워 붓질로 뭉개어 감추기도 했었다.
그리고, 솔직하고 싶어 용기내어
굵은 붓을 찍어보이기도 했었다.
자화상이라는게
예술가들에게 당연히 출발이며 결말일 수 밖에 없었지만,
자신을 파고들어가 들여다 보는 과정이기에
결국은 아픈 시간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다시 자화상을 그리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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